새해에 예전에 프로그램 했던 집단을 그대로 다시 1년만에 만나게 되었다.
이전 프로그램에서 내가 만났던 아이들은 배려나 공감, 의사소통을 하는 법을 몰랐다.
서로 억울함이나 불만이 많고 다툼도 잦았던 집단이었기에
반갑기도 했지만 그만큼 걱정도 커서 다소 부담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다시 마주한 아이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달라져 있었다.
물론, 아직은 영민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거나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에만 집중해 있던 아이들이 주변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서로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내가 놀라웠던 것은 선생님이나 어른에게 신뢰감을 가지고 집단상담에서 자신을 개방하는 모습이었다.

첫 날 프로그램을 다녀온 후 여러 가지 가설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설마, 저번 프로그램이 끝난 후 이렇게 좋아졌을까? 아님 가정에서 양육환경의 변화가 있었나?
단순히 학년이 올라가다보니 눈치가 생긴걸까?”
궁금함과 신기함, 놀라움을 느끼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아이들의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변화의 원인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담임선생님은 “공부보다는 생활 예절을 가르치려고 했고, 그냥 시간이 될 때마다 많이 데리고 놀아줬어요”라고 말씀하셨다.
아이들은 1년 동안 선생님과 즐겁게 놀면서 어른관의 관계에서의 믿음과 안정감을 확인하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사람에 대한 신뢰, 어른으로부터 주어지는 작은 관심이나 사랑은 아이들을 건강하고 사랑스럽게 변화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앞으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나를 통해 관계에서 사랑받고 수용받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고,
이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관계에서 긍정적인 믿음을 회복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미래학습 상담센터 실장 최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