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있는 햇살중학교에 집단상담을 다녀왔습니다.

학생들은 대체로 차분하고 온순하였습니다.
추운 겨울날씨에도 아침 일찍 지각하는 학생 없이
꼬박꼬박 참여하였습니다.

나중에 프로그램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걸어서 가더군요.
가까운 거리가 아닐텐데 기꺼이 와준 학생들에게 고마웠습니다.

대체로 내향적인 학생들이 많이 모인 집단이라
흥겨운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차분이 자신의
마음들을 표현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중 한 여학생은 자신의 발표순서가 오면 눈만 깜박이며
한참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학생의 순서가 되면
차분히 말하기를 기다려주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학생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일주일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소감을 적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여학생이 평가지에 한줄로 이렇게 썼습니다.

<선생님이 끝까지 제 말을 들어줘서 좋았어요.>

긴 글도 아니지만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그 학생에게 보여준 정성 이상으로 느껴준 것에 대해
고마웠습니다.

훗날 그 학생이 용기가 필요할 때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았던 경험을
떠올리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