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소개 > 칼럼 > [언론기고]무등지성 인문향연 - 프로이트 인간이해의 지평을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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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인간 이해의 지평을 넓히다

<6>현대에 만난 프로이트<상>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은 인물과 용어의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지적 영역으로 남아있고, 대중매체의 흥미위주 쇼로 인해 천박한 오해를 받고 있고, 과학이라는 이름의 의학과 심리학은 엉터리 과학으로 매도하고 있다. 총 2회로 나누어 인간이해의 지평을 넓힌 위대한 한명의 인물과 그의 초기 저서를 중심으로 그의 사상과 이론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프로이트-지적 우월성을 추구했던 인물
　프로이트를 이해하거나, 그에 대한 강한 인상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그의 기질뿐만 아니라 그의 가정환경, 사회환경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는 뛰어난 지적 능력의 소유자였을 뿐만 아니라, 풍족한 가정환경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큰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3남 5녀의 많은 형제가 있었지만 프로이트만이 오직 자신의 방을 가질 수 있었고, 여동생 안나의 피아노 소리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하자 아버지는 바로 피아노를 없애버릴 정도로 가족 안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나지움에서 나는 7년 동안 1등이었으며, 특권을 누렸고, 검사를 받는 일이 거의 없었다.” -프로이트의 자전적 고백 중-

　그의 이론에서 중요한 성, 억압, 무의식 등은 40세의 나이에 세 번째 결혼한 아버지와 20세의 아름다운 어머니라는 독특한 가정환경, 그리고 정치적 혼란기에 경험한 오스트리아의 반유대주의 정서, 성에 대해 억압적인 문화 등이 축적되어 영향을 주었다.
　그는 유대인이기에 법학, 의학 등 제한된 영역 안에서 그의 진로를 선택했지만, 그가 선택한 의학 특히 인간의 심리적 영역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적 탐색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외롭게 자신의 이론체계를 구성해 나갔으며, 어느 정도의 사회적 인정을 쌓은 후에는 어떤 지적 비판도 수용하지 않으려는 독선적 태도를 보인다.
　그는 자신에 대한 지적 완벽성과 우월성을 추구하고, 시대를 앞서가고자 했으며, 자신을 추월하고자 하는 어떤 누구의 도전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뛰어난 지적 개척자였다.

　대화치료-심리치료의 시작을 알리다
　인류가 오랜 기간 언어를 사용하였지만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프로이트와 그의 동료 브로이어가 최초라 할 수 있다.　브로이어의 환자였던 안나 O는 이러한 치료를 ‘대화 치료 talking cure’ 또는 ‘굴뚝 청소 chimney-sweeping’라고 불렀다. 치료법의 이름을 환자가 명명한 것이다. 브로이어는 그 치료경과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번 방문 이후 쌓아 두었던 상상의 산물들을 내게 다 쏟았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이것이 완전해야 했다. 이것을 마친 뒤에 그녀는 완벽하게 진정되었고, 이튿날에는 상냥해지고 다루기 쉬워졌으며, 부지런해지고 명랑해지기까지 했다.”‘히스테리 연구 중 안나 O. 양의 사례에서-

　안나 O는 최면상태에서 고백, 대화를 하였다. 우리도 최면에 들지 않은 의식을 유지한 상태에서 자신의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한다면 안나 O가 느꼈던 것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현대의 모든 상담, 심리치료는 프로이트가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카타르시스 효과를 치료의 목표 중 일부로 삼고 있다.
　
　히스테리? 내가 알고 있는 단어가 아니다
　히스테리라는 말은 전공영역에서 갖고 있는 의미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의미 차이가 너무나 큰 단어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히스테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노처녀 히스테리’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 표현에서 히스테리란 통제되지 않는, 잘 이해되지 않는 감정의 폭발, 감정의 급격한 변화 등을 의미한다.

　현재 히스테리라는 용어는 정신과 진단명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 내용은 ‘신체형 장애’라는 포장으로 바뀐 채 그대로 남아있다.
　히스테리는 심리적 문제가 신체적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두통, 복통, 생리통, 소화불량, 감각마비, 균형상실, 환각, 발작, 기억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심리적 문제가 신체의 이상으로 나타난다면 히스테리와 유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단지 걸을 때 심하게 아프다는 것과 걸을 때나 서 있을 때나 쉽게 피로가 오고 자주 쉬어야 한다는 점뿐이었다. 그러나 쉬고 나면 통증이 조금 줄어들 뿐, 결과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그 통증은 좀 모호한 성질의 것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고통스러운 피로감이라고 할 수 있었다.”-히스테리 연구 中 엘리자베트 폰 R. 양의 사례에서-

　이 증상은 당시의 의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어떠한 의학적, 생물학적 원인으로도 설명할 수 없었고, 심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몸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