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품행장애? ADHD?
김미경 실장
요즘 상담소에서 집단상담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자아존중감 향상(나를 사랑하기) 집단상담이다.
자아존중감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적으로 정의하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자기견해로서,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이러한 자존감은 학업성취도 뿐 아니라 교우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일상생활에서 선택해야하는 건강한 선택에 도움을 준기 때문에 학습동기, 기술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할 때에도
먼저 제동되어야 한다.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거나 정서적인 문제로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은 학습동기가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학습동기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에서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가 “제가 왜 여기서 이걸 해야 하나요?” 이다.
집단상담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부족한 아이들은 자존감이 떨어지고 분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존감이란 우리에게 모두 필요한 것이며, 우리가 목이 마르면 물을 찾는 것과 같은 것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찾아
해결해주면 건강하게 자기표현하고 교우관계와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해 주면 아이들은 대부분 수긍하는 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해능력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존중하며 설명하면 반감은 적어진다.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는 것 외에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오히려 교사들과 집단상담 받을 아이들에 대한 선별 작업에서
인원과 대상에 대한 문제이다.
교사는 많은 아이들을 짧은 시간에 변화시키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으며 상담자는 인원이 적더라도 깊은 탐색을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인원과 대상을 원하기 때문에 서로 절충해야 한다.
집단상담에서 상담자들이 제외를 원하는 일순위는 흔히 말하는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아이와 ADHD라고 말하는 산만한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탐색하고 장점을 이끌어내는데 매우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사가 상담을
절실히 필요로 하더라도 개인상담으로 다소 오랜 시간 상담을 해야 집단상담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아이들이 반사회적 성향이 있는 아이이고, 과잉행동적인 아이인가?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아이와 과잉행동적인 아이는 매우 친밀하게 지내며 학교에서 흔히 말하는 문제행동을 하여
교사들에게 문제거리를 제공한다. 두 성향 다 산만하고 과활동적이며, 집중력이 매우 낮으나,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는 이 특성에 낮은 도덕성과 규범성, 비동조성적인 성향을 가지며, 타인의 감정에 매우 둔감하다.
예를 들면 다른 아이에게 심한 욕을 하거나 때려서 울고 있어도 스스로 잘못하였다고 생각하지 않고 교사와 힘겨루기를
하려고 하여 자신을 추종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하므로 교사가 학습장면에서 매우 통제하기
어려운 학생일 수 밖에 없으며, 집단상담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매우 강해 반사회적 성격 성향이 강한 아이가 참여하게 되면
상담의 성격을 잃게 되고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다른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
집단상담을 통한 사례로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아이들의 특성을 알아보겠다.
집단상담을 하다 보면 몇가지 특징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구분되는데
1. 학습결손이 있어 이해력이 떨어지지만 순종적이어서 상담자의 말을 잘 따르는 착한 아이
2. 위축이 심해서 조용하고 발표도 잘 하지 않지만 회기가 진행되면서 자신을 노출하고 밝아지며 자신감이 생기는 아이
3. 사랑받고 싶어하는 아이로, 자신은 상담자의 말을 잘 듣고 다른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전하는 아이
4. 아이들의 노출에 비난하고 욕하고 상담자와 힘겨루기를 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의 아이
5. 매우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하여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아이
위에 제시한 3가지 특성을 보이는 아이는 시간이 더디더라도 자신을 노출하고 격려받으면서 밝아지며,
자존감을 향상받는 도움을 줄 수 있어 마지막 회기에서의 얼굴에서는 차이는 있지만 아이가 무언가 얻어 변화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는 만족감을 가지고 마칠 수 있으나, 4,5번의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회기 동안 영향을 주고 받기란 어렵다.
예로 집단상담을 한 몇 명의 아이로 4,5번의 아이에 대한 성향과 행동을 이야기해보겠다.
1. K군의 사례: 전남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자존감과 학습동기를 함께 실시하였는데,
내가 실시한 반에는 반장 남자아이(K)가 문제행동이 심하게 부각되었다. 이 아이는 매우 밝게 발표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고, 욕을 하며 옆에 있는 물건이 자이던지, 칼이던지, 가위이던지 들고 찌르려는 행동을 하는데
그 욕의 내용이 대부분 아이들이 쉽게 하지 않는 흔히 말하는 조폭이 할 만한 성적인 욕이나 무서운 욕이었다.
하루는 몇 번의 위기가 있어도 진행하다, 이틀째가 되니 자신이 상을 못받은 것에 대해 흥분하고 주위에 있는
여자아이들에게 욕을 행사하였다. 3일재 되니 잠을 자다 일어나 참여하고 칭찬을 받지 못하면 흥분하고
발표를 잘하는 여자아이에게 가위로 찌르려는 행동을 하였다. 집단상담을 마치고 아이의 실정에 대해 들어보니
K는 엄마와 본인이 아빠에 의해 가정폭력을 당해온 피해자였고 이 아이 또한 학습되어 남학생에게는 폭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여자아이에게만 욕과 폭력을 행사하였다.
2. P군의 사례: 광주 초등학교 3학년 아이로 담임선생님이 사전에 ADHD성향이 강하여 부모님께 치료를 여러 차례
권하였으나, 창피하다는 이유로 검사도, 치료도 이루어지지 않고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하여 주었다. 이 아이 또한 제외시켜 주길 원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군은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창문을
뛰어넘고 제지하면 책을 가지고 구석에서 책을 읽다, 다시 반복하였으며 2회기 이상 진행되자 다른 아이들이 상담받을 때
진행도구를 들어 때리려 하고 연필을 들어 찌르려 하였다. 마지막 회기에 개인적인 상담을 짧게 하고 안아주었는데 P군이
상담자에게 뒤에서 안고 무릎 위에 앉으려 하고 과도한 접촉을 원하고 아기처럼 가지 말라고 조르는 등 퇴행적인 행동을
보였다.
3. T군의 사례: 가장 최근에 상담하고 있는 전남 6학년 남자아이로 이 아이는 같은 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과
몰려 다니며, 불을 지르고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실내화를 신고 축구를 하고 교사의 지시를 듣지 않고 아이들에게 비난,
폭행을 일삼았다. 이 아이의 비행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쌍둥이인 누나를 학교에서 왕따를 시키고 있었는데,
누나는 더럽고 집에서 나쁜 짓을 하므로 놀지 말라고 하고 집단상담 중에도 눈을 찌르거나 때리고 위협, 욕을 하는 행동을
하며, 상담자의 제지에도 웃으면서 말을 듣지 않았다. 같은 성향을 가진 두 아이 중 한 명의 행동이 지나쳐 집단상담에서
제외시키자 위축되고 혼자 책을 읽는 행동을 하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로 부모님은 연세가 많으시고 가정에서 아이가
잘못한 행동에 대해 심한 매질과 누나와의 비교로 훈육하였다고 한다.
세 아이의 사례를 보면 이 아이들에게 비슷한 특성들이 있다.
① 자신의 이야기만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조금도 들으려 하지 않고 매우 산만하여 주의집중시간이 매우 짧다.
②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에 바로 비난하고 상처를 주어 위축되거나 분노의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③ 상담자와 힘겨루기를 하려고 하여 집단원들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고 상담자의 말을 듣지 못하게 한다.
④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위협이나 욕, 폭행 등을 주저하지 않는다.
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둔감하고 고통을 준 것에 대해 과시한다.
⑥ 같이 어울리는 아이가 없으면 쉽게 위축되고 무리에 어울리지 못한다.
가정에서 애착에 문제가 없으면서 다른 특성으로 인해 반사회적 성향을 나타내는 아이들 또한 개인 상담 장면에서 자주
보게 되며, 그 원인과 가설도 같은 행동에 따라 매우 다르다. 화학적인 요인, 불안의 인지결여, 유전적 요인, 가정환경,
성차 등 원인에 대한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위의 집단에서 두드러지는 아이들의 특성을 보면 가정에서 학습한
아이들이 많다. 가정에서 폭력에 노출되어 학습한 아이, 무관심하여 아이의 문제행동을 발견해내지 못한 부모에게서
양육된 아이, 같은 성향을 가진 아이들끼리 어울리며 긍정적 경험을 습득하지 못하고 서로에게서 분리되지 못하는 아이들...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치료가 불가피하고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자연치료되지 않는다.
또한 단순한 ADHD로 관찰되었거나 진단을 받았더라도 발달 과정에서 부정적인 경험과 분노로 인하여 반사회적 성향도
추가될 수 있으므로 예민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간혹 부모가 아이의 문제행동을 사춘기 상 일어날 수 있는 발달과정이라고
생각하거나, 치료를 받는 일을 사회에 부끄럽다고 생각하여 기피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이 발견되었을 때는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문제행동을 진단하고 치료되어야 더욱 더 심각한 가족피해와
문제행동을 막을 수 있다.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가? 일반적인 발달과정 속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경쟁심을 보이는 행동을 위의 사례와 혼동해서는
안되지만 우리 아이가 지나친 위축을 보이는지, 일탈행동이 자주 나타나는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내 아이를 건강한 인격으로 양육시키는 것이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것보다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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