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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안에서 용기있는 대화 - 용감한 녀석들 (광주드림 4차) 미래    12-05-13
용감한 녀석들

요즘 ‘개콘’에 용감한 녀석들이란 코너가 있다. 코너의 주인공들은 서로의 관계가 나빠지거나, 특정 집단에게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 - ‘K-POP스타’나 ‘슈퍼스타 K’와 같은 프로그램이 지겹다고 말하거나, ‘개콘’ 담당 여자PD가 못생겼다-를 과감하게 한다. 그것도 하나의 용기이다. 하지만 진정한 용기는 무엇일까? 친구, 가족 등 가까운 관계에서 사회적 관계까지 우리가 일관성 있게 가져야할 용기는 무엇일까?

몇 일전 아내와 직원들이 전라남도 지역에 심리검사 출장을 다녀오다가 뒤차에게 추돌을 당해 심하게 다쳤다. 아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동승한 직원들이 큰 부상을 당해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미안하였다. 나는 부상당한 직원과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전하고, 건강을 걱정하면서 잘 치료해보자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피해자 입장에서 잘 될 것이라고 믿었던 교통사고처리는 기대와 크게 달랐다. 사고 후 가해자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경찰서 수사관도 사건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랜 기간 전화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 쪽 담당 보험사는 삼사일이 지나서까지 경찰서에 가서 제대로 사건 경위를 파악하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알고 싶은 사실을 물어보면 귀찮다는 듯이 무시하고, 막연히 기다리라고 하고, 제도를 알지도 못하면서 요구를 한다고 묵살하곤 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자 그들은 인터넷에 그들에 대한 비난내용을 올리거나, 올리겠다고 겁을 주라는 말을 했다. 나와 아내는 그러한 방법을 쓰지 않았다. 그들에게 직접 화를 내거나, 서운함을 표현하거나,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상황에 맞는 것인지 알렸다. 보험사 직원에게는 “무시하지 말고 차량이 필요한데 불편하시죠, 규약에서 안 되지만 최대한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해달라고 요구하였다. 경찰서 수사관에게는 “기다리라는 말만 하지 말고, 처리경과를 잘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한국의 여러 시스템의 불성실함, 비합리성 등을 비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문제해결은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낼 때 가능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명료하지 않는 공허한 비난, 비판만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상담심리에서 건강한 사람의 기준 중 하나는 ‘상대와 자신 그리고 사회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비난 대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그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잘 알고, 그 행동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비난 대신 책임’이라는 용기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가정 안에서도 필요하다. 이번 교통사고는 가족의 역동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교통사고 처리뿐만 아니라 아내가 하지 못하게 된 외부 프로그램들을 대신해야 했고, 자녀들의 아침과 저녁식사를 챙겨주고, 청소와 설거지를  해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중학교 3학년인 딸이 힘든 엄마와 아빠를 대신해 가사를 분담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지친 나는 화가 났고, 딸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딸은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느긋했고, 자신의 일상생활을 해나갔다. 아침 등교 시 차를 태워주지 않거나, 그 나이가 되었으면 책임감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아침저녁으로 잔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화를 참으며 딸에게 원하는 것만을 시켰다. 설거지를 지시했고, 청소를 지시했다. 그뿐이었다. 딸은 투덜거림 없이 설거지와 청소를 했다. 엄마가 집으로 돌아온 지금 다소 삭막했던 딸과 나의 사이는 이전처럼 좋아졌다. 엄마가 집에 없을 때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은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가족끼리도 용감한 대화를 하기 어렵다. 특히 자녀들에게 그렇다. 부모들은 자녀를 비난하거나, 훈계하거나, 잔소리를 한다. 그래도 변화가 되지 않으면 어른임에도 유치한 복수를 하거나, 갑자기 과도한 화를 내거나, 폭력을 행사한다. 진정으로 용감한 행동은 상대방의 흠결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직접적 요구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즐거움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진정으로 ‘용감한 녀석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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