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 초등학교 교사들과 아들러 이론에 대한 세미나를 하였다.
주제는 <민주적인 교실>이었다.
교육과정과 규율에 대한 민주적 접근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짝꿍을 어떻게 맺어주는 것이 민주적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만일 학생들의 짝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을 인정한다면
교사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짝을 선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자신들의 학창시절 짝꿍맺기와 관련된 추억을 되새겨보면
교사가 임의로 맺어준 짝에 대한 불만이 심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친한 친구와 짝이 되고 싶었던 기억, 공부나 생활 등에 어려움이 있는 친구를
도와주라며 친구들이 싫어하는 짝을 강제로 맺게 되었던 기억 등.
학생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와 짝을 맺고 싶을 것이다.
그러한 욕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반면에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만을 고르게 되고, 그로 인해 잡담이 심해져서 수업에 지장을 주고, 인기없는 친구들이 소외되고 상처받고, 학생들의 다양한 대인관계 경험을 제한하는 등 단점이 많아서 교사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여 교사가 짝꿍맺기의 방식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러한 교사가 선의의 교육목적을 위해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한 선택은 그릇된 것일까?

교사가 남학생이 여학생을 고르고, 다음에는 여학생이 남학생을 고르고, 한달에 한번씩 짝을 바꾸고,
마지막 한달은 자신이 원하는 짝을 고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등 나름 학생들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
결국 교사의 선택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다면 민주적이라 할 수 있을까?

진실로 민주적 교사는 짝꿍맺기와 관련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것일까? 
이처럼 아주 간단한 교실활동마저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데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며,
자신의 행동이 의지하는 교육원칙이 대한 반성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