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께서

자녀가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고 문의하셨는데

제 생각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아마 지금 부모들도 옛날 자신의 성적표를 감추거나

조작(?)했던 기억들을 가지고 계실 겁니다.

좋지 않은 성적표를 부모님이 보신 후의 반응을 걱정했기 때문이었죠.




만일 지금 부모님이 자녀의 성적표를 보고 화내지 않고,

혼내지 않고, 과하게 실망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함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녀의 성적을 아는 것이 부모의 당연한 권리지만

논리만으로 설득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신뢰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그게 언제부터인지는 모릅니다.

그 언제부터 자녀는 부모에 대해 신뢰하지 않게 된 거라 보입니다.

그것은 단지 부모에 대한 걱정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또는 부모의 감정의 폭발, 부모의 지나친 체벌 등이

무섭거나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르죠.




자녀는 자신의 성적표를 부모에게 보여줄 경우

발생할 불편한 분위기를 피하고 싶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한가지는 "내가 어떻게 하면 성적표를 보여줄 용기가 나겠니?"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이러한 부모의 제안에 화내지 않거나, 혼내지 않거나, 실망하지 않거나 등등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녀라면 어느 정도의 신뢰가 있는 것이겠죠.

이때 주의할 점은 부모가 약속을 지킬 자신이 있을 때 이러한 제안을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제안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한가지 방법은 

부모님이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보세요.

자녀가 부모에 대한 신뢰가 쌓일때까지 말이죠.




자녀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본다는 것은

무척 화나고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관리해나갈 일이며,

함께 경험하면서 쌓아가야할 추억이 될 일이기도 합니다.

"그때 네가 성적이 나빴을 때 우리가 이러이러했었지!"라고

말할 수 있는 추억말이죠.




한 가지 추가로 도움이 될 내용이 있습니다.

자녀가 언제부터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았는지 생각해보세요.

그 순간이 <신뢰가 깨진 시간>입니다.

그때 자신의 반응이 어땠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자신이 자녀에게 어떻게 신뢰를 깼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