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긴 추석연휴이다.

3일째 휴일을 지낸 아들이 자기 전에 내일 마지막 휴일을 즐겁게

보내겠다고 결심을 한다.

학교 가기 싫다고 한다.

몇일이고 휴일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들이 잠들고 난 후 가을에 갑자기 출몰하는 모기를 잡기 위해

잠시 아들 방에 들어가 잠자는 아들을 보았다.



아들 녀석도 추석 연휴 할아버지, 할머니 등 친척 어른들 뵈러 돌아다니면서

고생 좀 했구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른들 틈에 끼여서 지루한 시간을 버터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학기 갑자기 바빠져서 통 못 놀아준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일까?

추석연휴 더 즐겁게 놀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그렇다고 이젠 서로 나이가 들어 함께 공유할 취미도 마땅치 않게 되었다.

취미의 공유가 어려워 진건 꼭 나이탓만은 아니고

일정 부분은 아들이 특정한 취미를 갖는 것에 소홀했던 점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친 자책일지도 모르지만)

부모와 함께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 과정에서 내가 가장 골똘히 생각했던 것은

아들이 (가족들과) 충분히 즐겁게 놀았다면

학교 가는 것이 그렇게 싫었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부모들이 휴일을 즐겁게 보내면 다음 날 직장도 즐겁게 출근하듯

아이들도 그럴까?

만일 그런 현상이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면

우리 아들이 학교 가기 싫고 휴일이 무한정 길어지길 바라는 것은

충분한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