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고 대학생들과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자 이번 시험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시험결과는 만족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약 스무명의 학생 중에서 시험 준비를 했던 학생은 단 두명이었습니다.
대부분 하루 전이나 당일 날 오전에 벼락치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시험이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공부하지 않고도 넘어갈 수 있는
과정이고, 그 결과가 이후 대학생활에 불리한 영향을 그다지 주지 않는다면
시험이란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라 단지 학점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요?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들은 시험을 출제하고, 채점을 하고, 학점을 부여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학습에 대한 방임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행동을 저 또한 오랫동안 해왔던 것을 인정해야겠습니다.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학습이 이루어졌는지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봐야겠습니다. 구두시험이나 프로젝트수행과 같은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교수 혹은 교사의 기존평가방식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
태도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해왔던 평가라고 하는 것이 결국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지속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