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소극장에서 베토벤을 주제로 연극과 연주를 조합하여 만든 공연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대본의 자료가 되었던 것이 <베토벤, 불멸의 편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입한지 한참이 지난 몇일 전  밤잠이 안 와 그책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항상 고결하게 작곡과 연주에만 몰두했을 것 같지만,

편지속의 그는 선제후에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연금을 계속해서 지급해줄 것을 간절히 요청하기도 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떤 이에게 돈을 빌리기도 하고,

자신의 후원자에게 곡을 바치면서 온갖 칭송을 늘어놓기도 한다.

일상의 고민을 안고 살고, 관계 속에서 위태롭게 살아갔던  위대한 예술가의 모습속에서

조금은 더 온전한 그의 모습을 알게 된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그의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서

바쁜 일상속에서 오랜 친구에게 마저도 일년에 겨우 몇 번 카톡보내는

나의 생활을 비교하면서 내가 쌓아온 우정의 비루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우정의 비루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