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75042/ 김나리


  이 그림은 지난 날의 내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과거의 나는 (다른 이들의 표현에 의하면) 착하고, 예의바르고, 이타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나 자신을 기만한 것이었다. 나는 말하자면 표면적인 가면을 쓰고 살았던 것이다. 실제의 나는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남을 돕고, 어떻게 하면 나를 잘 보이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선생님들께 잘 보이기 위해 행동을 하던 사람이었다.

  답답하고, 모두 그만두고 싶다고까지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나는 외톨이가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억누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냥 '나'일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친구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대학에 와서야 진정한 나의 성격을 찾고, 내 성격대로 할 수 있다니.... 짜증나면 짜증내고, 하기 싫으면 안하고, 무엇보다 내 감정을 친구들에게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그림을 보면 그냥 슬프다. 과거의 나는 이런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