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부터 학생들 사이에 성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듣는다.
특정한 과목은 성적 받기가 어렵다, 쉽다에서부터
어떤 교수님은 시험이 어렵다, 수업은 어려운데 시험은 쉽다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다.
학생들만의 인터넷 게시판은 그러한 정보가 모이는 공간이다.
이제 그런 곳을 들어가보지 않지만 한 때 들어가보곤 이런 이야기들이
오간다는 것에 깜짝 놀랐던 때가 있었다.

예전부터 성적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이 있었다.
이것은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그 점은 잠시 내려놓고 사회적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싶다.
성적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최근 대학은 학생들의 재수강시 최고 학점을 Ao로 제한하는 등
학점관리를 강하게 하고 있다. 이것을 '학점인플레'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이것을 문제제기 하는 쪽은 주로 기업과 교과부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성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학생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더 공부해서
실력이 더 좋아졌다는 데 무엇이 문제인가?
오히려 대학은 학생들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보충하는 것을 격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사회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가 선발하기 편하게 등급비율을 정확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대학은 기업을 위해서 실력을 향상한 학생에게마저도 좋은 학점을 줘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학성적의 문제는 대학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해결책을 내놓으면 학생들은 또 다른 방법을 통해서 경쟁에서 유리해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낼 것이다. 문제는 경쟁이고, 경쟁해서 이겨야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 문제는 가까운 시일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학생들에게
하려는 이야기의 본론의 아니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하는 공부를 진짜 공부라고 생각하는가이다.

그 과목을 듣는 것이 단지 성적 때문은 아닌가 묻고 싶다.
아니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사실 매우 필요하고 재미있는 과목들이다.
(물론 교수, 강의방법에 따라서 지루한 과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평가가 아니었다면 오히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성적이 가지는 문제 중 두번째는 성적이 실력과 다르다는 점이다.
기말에 채점을 하고 성적을 부여하다보면 학생들 중 일부는 너무 모른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럴 때면 종강이지만 다시 가르치고 싶을 때가 있다.
일부 성적이 좋은 학생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을 뿐 모르는 것이 많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기업을 위해 내 성적이 통제받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학문적 흥미를 잃어가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린 단지 좋은 성적만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